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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 올라오고 나서 마라탕을 처음 먹어봤다. 마라탕 같은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에 호불호가 없어서, 언젠가는 먹어봐야지 생각 했었는데... 우연히 친구의 지인들과 식사자리에서 처음 마라탕을 접하게 되었다. 마냥 맵기만 해 보이는 음식으로 뇌리에 박혀있었는데, 의외로 깔끔하고 속이 풀리는 음식이었다. 평소 중식을 선호하지 않아 중식당에 가는 것 자체를 꺼려하는 편인데, 이곳에서 먹는 중식은 즐기는 편에 가깝다. 

  순풍에서 마라탕을 먹고 2~3군데에서 마라탕을 먹어보고, 밀키트로 나오는 마라탕을 먹어보기도 했지만... 역시 결국 생각나는 것은 순풍에서 먹는 마라탕이었다. 다른 곳에서는 마라향유(?)만이 너무 강해 입술이 얼얼해지기만 하고, 속이 풀리는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순풍의 육수는 언제 먹어도 마라 특유의 얼얼함과 시원하게 풀리는 국물이 일품이다.

 

  두번째로 순풍 구로디지털단지점을 방문했을 때의 사진이다. 덜매운맛과 매운맛의 마라탕을 시켰고, 샤오마이, 꿔바로우, 그리고... 저 빨간 돼지고기의 메뉴가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벌써 4~5달 가까이 지난 사진이기 때문에... 일단 정확한건 밥이랑 같이 먹었을 때 굉장히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연하지만 대부분의 음식에서 고수향이 진하게 난다. 물론 나는 고수를 좋아하는 편에 가깝기 때문에 모든 음식을 거리낌 없이 먹을 수 있지만. 그래도 고수가 많이 들어가는 음식을 선택하면 직원분이 "고수가 들어가는데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봐 주시기 때문에, 고수 헤이터들이 고수를 피해갈 수 있다.

 

  개인적으로 호감도가 매우 높은 친구. 우리들의 꿔바로우... 정말 바삭하다. 흔히 꿔바로우라고 적어두고 그냥 탕수육을 파는 동네 중국집을 자주 보는데, 여기는 정말 꿔바로우를 판다. 대구의 모 양꼬치집에서 파는 꿔바로우만큼이나 순풍의 꿔바로우는 좋아하는 편이다. 당연하게도 매우 달다. 그리고 매우 바삭하다. 나처럼 입안이 약한 사람들은 한두개만 먹어도 입천장에 입안쪽까지 모조리 헐어버린다는 무서운 점이 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맛있으면 다인 것을. 생각보다 양이 많다. 매번 갈때마다 너무 많은 메뉴를 시켜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몇조각은 꾸역꾸역 먹게 된다. 과식은 금물이라고 했는데...

 

 

  당연하지만 마라탕은 최고다. 갈 때마다 양고기를 추가하는 편인데, 양고기는 냄새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 쪽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아니다. 마라탕은 무조건 양고기다. 사실 목이버섯이나 건두부, 언두부 같은 것을 모조리 싫어하는 편이라 내용물은 먹을 것이 별로 안된다. 하지만 마라탕에 들어가는 햄은 의외로 별미고, 청경채나 배추는 빠져서는 안될 존재이다. 무엇보다도 당면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런가, 1인당 2~3줄이 적정량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5~6줄의 중국당면을 먹고와버린다. 물론 그것보다 더 먹을 자신이 있지만, 다른 음식들로 이미 꽉꽉 차버린 위장은 당면이 들어갈 자리가 부족하다. 느타리버섯이나 목이버섯이 굉장히 맛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느타리버섯은 그렇다쳐도 목이버섯은 먹지 않아 맞다고 장담은 못하겠다. 저렇게 재료를 그득그득 담아 2~3명, 혹은 3~4명이서 먹을 수 있는데 가격은 비싸면 2만원 초반 싸면 1만원 중후반이었던 것 같다.

 

  정말정말 덥고 배고픈날 대림시장까지 가서 먹었던 마라탕이다. 맛있게 먹었지만, 두번은 못할 짓이다. 순풍 대림점은 똑같이 국물이 시원했다. 하지만 대림점이 야채같은 것들이 덜 신선했었는데, 대림점을 몇번이나 와본 친구는 유독 저날이 심했다고 한다. 평소에는 구디점처럼 신선한 야채들이 많다고... 그래도 저날 실망을 너무 했더니 대림점을 두번은 안가게 되었다. 대림점은 구디점보다 매장이 조금 작았다. 그래도 오며가며 사람이 정말 많았고, 중국인 손님들도 다수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저날은 주말이었는데, 생각보다 단체 손님이 많았다. 

  저게 두명이서 가서 먹은거라고는 믿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저걸 거의 다 먹고왔다. 넣은거라고는 평소처럼 팽이버섯, 목이버섯, 청경채, 배추, 양고기, 당면, 햄 정도 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사실 이렇게 나열하고 보면 굉장히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마라탕의 거의 필수 재료들만 넣은 것이 아닐까. 매번 마라탕을 먹을 때마다 마라탕에 들어갈 적정한 양은 얼만큼인가에 대해서 고찰하고만다. 둘이서 저걸 거의 다 먹기는 했지만, 음식이 나왔을 때만 해도 두명이서 온 다른 테이블에 비해 훨씬 큰 마라탕이 나와서 조금 민망했다. 서로 중국에서는 많이시켜서 남기는게 미덕이래 같은 시답지 않은 말로 서로를 위로하기도 했다. 물론 진짜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가장 최근에 갔을 때, 역시나 엄청난 양의 마라탕을 시키고 말았다. 아무래도 목이버섯같은 무개감있고 덩치가 큰 애들을 많이 넣어서 그렇지 않나 싶다. 언제나 먹는 맵기로 시켰는데 굉장히 맑은색이 나와서 조금 당황했다. 먹다보니 점점 빨개졌던 것 같은데, 그래도 평소만큼 맵지는 않았다. 그리고 저날은 정말 국물이 먹고 싶어서 갔는데, 내용물이 많고 국물은 별로 없어서 조금 슬펐다. 그래도 속풀이는 싹다하고 왔다. 지금보니 유난히 양고기가 많아보인다. 언제나 시키는 만큼 시켰는데... 사진에는 없지만, 모든 마라탕집에 가면 빙홍차를 하나 시켜 친구와 나눠마신다. 얼얼한 마라탕을 먹고나서 먹는 빙홍차는 진짜 너무 시원하고 달다.

 

  아마 어향육슬 덮밥이었을거다. 평소에 단체로 구디점을 가면 어향육슬을 시키고 밥을 따로 시켰었는데, 문득 보니 덮밥이 있어서 덮밥을 시켰다. 조금 매콤하고 달달한 고기볶음의 느낌이었다. 매번 먹는 것이기는 했지만, 둘이서 갔기 때문에 양이 적은 것으로 시켰다. 사실 본요리를 시키고나서 남으면 집에가서 데워먹어도 맛있지만...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다음에 구디점을 가서도 덮밥메뉴가 있으면 시키자고 했었으니까. 전체적으로 대림점이나 구디점이나 맛이 큰 차이가 있지는 않았다. 그냥 조금 더 쾌적한가 아닌가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간단한 밥메뉴를 찾아서 순풍을 방문한다면 어향육슬 덮밥은 추천한다.

 

  그리고 이후 구디점에서 시켜봤던 아마도 향라육슬. 주문할때 고수가 들어간다고 신신당부하시던 메뉴이다. 친구나 나나 둘다 고수를 선호하는 편이라 괜찮다고 시켰는데... 이건좀 싶을정도로 고수>>>>>>>>>고기에 가까웠다. 향라육슬은 처음 시켜먹어 봤었는데... 아마 다음음부터는 그냥 어향육슬을 시키지 않을까 싶었다. 아무리 고수처돌이라도 이건 좀 심하지 않나 싶을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 고추가 정말로 많이들어간다. 매워서 먹지도 못하는데, 거의 고추를 골라내느라 온 신경을 다쓰고 먹었을 정도니까.

  대림점이든 구디점이든 샤오마이는 기본적으로 맛있다. 기성품을 받아서 파는 건지, 아니면 직접 만드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지만 돼지고기 냄새같은 것이 맞지 않는 사람이나, 받지않는 날은 피하는게 좋다. 고기 비린내에 민감한 사람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냄새가 안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가 대부분의 샤오마이를 먹으면 냄새가 나서 멈칫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신빙성은... 본인의 판단에 맡겨야한다. 그래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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